본문 바로가기
좌충우돌 베트남 어드벤처

호치민 여행 - 당신이 껀저 원숭이섬에 가지 말아야 할 10가지 이유

by 썰감 2021. 11. 16.
반응형

사실 껀저는 몇 번 다녀왔는데

원숭이섬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껀저는 베트남 호치민 관광지 중에서도

원숭이섬으로 유명한 곳이다.

7군에서 배로 커다란 쓰레기 흙탕물을 건너면

껀저섬에 도착한다.

 

진짜 많은 사람들이 배로 건너 다니는데

대체 왜 다리를 안 놓는건지 궁금하다.

 

7군 선착장에서 대기하는 모습.

왼쪽 사진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대기한다.

우측은 오토바이 대기열 옆 휴게소(?)인데

화장실이 있길래 빼꼼 봤다가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그냥 나왔다.

 

근데 돈 받음. 뭐.. 구경한 돈이냐???

우리나라 돈으로 100원 받음. 

급똥으로 눈 앞이 노래지지 않는 이상

가지 말 것을 추천함.

 

커다란 배는 진짜 더러운 흙탕물을

느릿느릿 천천히 건너다 준다.

차에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가득 실린다.

그냥 저 상태로 가는 거 ㅋㅋㅋ

 

껀저섬 선착장에 도착해서 36킬로 정도 달리면

원숭이섬에 갈 수 있다.

 

근데 딱 중간지점에 전망대가 있는데

그 입구에는 희안하게 원숭이들이 많다.

이렇게... 그냥 대로변에 막 나와서 앉아 있음.

사람들이 먹을 것을 많이 줘서 그런지

끊임없이 뭘 우물거리거나

지들끼리 털 골라주면서 그냥 느긋하다.

 

전망대에서 미끼삼아(?) 풀어놓은

원숭이들이 아닐까 싶음.

하지만 원숭이섬은 더 한참 가야 한다.

 

껀저섬은 좌우 맹그로브숲을 끼고

크고 넓고 곧은 길을 깔아놨는데

도로사정은 별로 좋질 않다.

 

비 온뒤 오토바이 뒤에 탔더니

뒷바퀴에서 튄 물에 등이 다 젖었다.

짜면 좀 나오겠다 싶었는데

진짜로 등 부위를 짰더니 흙탕물이 주르르.. ㅋㅋ

 

급한대로 비옷 뒤집어쓰고

체온으로 말리면서

덜컹거리며 가다보면 원숭이섬에 도착.

 

2021년 11월 기준 입장료 10만동.

내국인 요금과 외국인 요금이 따로다.

와 바가지 요금이 이런거구나...

 

근데 오토바이 주차장에서 한참을 걸어야 한다.

 

자동차는 들어가게 하는데 오토바이는 안됨.

뭥미??? 저길 어케 걸어가?? 하는 순간

 

코끼리열차 같은게 와서 타라고 손짓을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1인당 500원씩 받았음.

아무래도 수상해서 뒷좌석에 앉은 베트남인들에게

요금 얼마 냈냐고 했더니 그냥 태워줬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외국인에게

별 희안한 방법으로 삥을 뜯는 수준.

 

 

드디어 입구에 도착!!!

기사가 나에게 안경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진짜 이 사진 찍으면서

입구에 한 1분 있었나???

 

엄청난 무게감이 머리에 텅! 하고 느껴지면서

사람들이 일제히 비명을 질러댔다.

 

머리에 순간 느껴졌던 그 묵직한 느낌.

원숭이 한 마리가 내 안경을 손에 꼭 쥐고

저 쪽에 앉아 있었다...

 

안경에 막 침을 발라가면서!!!!

 

야!!!!!!!!!!!!!!!!!!!!이 개새!!!!! 우와 놔. 진짜.

개도 고양이도 올려놓은 적 없던

내 소듕한 머리에 느껴졌던 그 묵직함이

원숭이 궁디라니!!!!!

 

키사마!!!!!!!!!!!!!!!!!! 이 건방진 원숭이 녀석이!!

 

원숭이 앞에 쭈구리고 앉아서

내놔!! 하며 손짓하는 내가 몹시 안쓰러웠는지

아까 나에게 짭짤하게 사기치셨던 기사가

급하게 사무실로 가서 뭘 가지고 맨발로 뛰어 나왔다.

 

그리고

 

윤봉길 의사 빙의된 듯 결연한 표정으로

뭔가(...는 주먹밥...)를 힘껏 집어던졌더니

 

안경 놓고 밥먹으러 사라짐...

 

아조씨. 아까 버스비 받은거 이해할게요.

근데

설마 아저씨랑 원숭이랑 5:5로 나누진 않겠죠.

 

 

그렇게 충격을 받은 후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들어선 원숭이섬.

정글 숲임다.............

우거진 맹그로브 숲이 멋있긴 한데

 

길은 더럽게 미끌거리고

곳곳에 진흙탕에

쪼리 슬리퍼를 신고 갔는데

걸을 때마다 뒷축에서 진흙이 철벅철벅

발이 그냥 진흙투성이가 됨.

 

곳곳에 있는 이끼 때문에

찍 하고 미끄러질 때마다

헬멧 쓰고 올 걸 후회도 됐음.

한참을 걷고 또 걸었더니

베트남전쟁의 모습을 재현해 놨다.

 

아니 구찌 터널에서 본 거랑 똑같은데???

베트남 정글에서 싸웠던 스토리는 알겠는데

마네킹이며 뭐며 구찌터널과 똑같아서 별로...

 

미군에게 노획한 무기들 전시한 것도 똑같고.

 

저런 거 말고 그냥

맹그로브 숲 산책이라고 생각하면 괜찮다.

운동량도 상당함 헉헉

 

SEE?

나무판자를 케이블 타이로 엮어서 보수하는

이것이 베트남이다!!

 

 

이런 정글에서 싸워야 했던

미군, 한국군이 너무 불쌍 불쌍ㅠㅠ

진짜 정글은 아무나 들어가는 게 아닌 듯.

 

자연이 무섭다는 느낌까지 든다.

 

되돌아 나오다가 구경했던 악어 체험장.

엄청 큰 악어가 한 6-7마리 보였다.

 

하지만 손님들이 아직 없어서 그런지

먹이주기 체험은 2만동(1천원)이라고 써 있는데

직원이 없었음.

다시 한번 입구에 떼거지로 몰려 있는

원숭이들 사이로 무사히 탈출 성공.

 

맨발의 윤봉길 의사 같았던 아저씨가

아까 원숭이들에게 휘두르라고 주셨던

나뭇가지는 이제 버렸다.

휴...

 

 

 

 

근데 입구를 벗어나자마자

뭔가 서늘한 기분에 옆을 봤더니

 

 

원숭이 세 마리가

나란히 살금살금 줄 맞춰서

나를 미행 중... ㄷㄷㄷ

 

아까 그 호구 나올 시간이 됐다고

다른 원숭이가 알려줬나보다.

 

한 명은 망보고

한 명은 시선끌고

한 명은 훔치고... 뭐 이런 시스템인가?

 

셋이서 줄맞춰서 미행하던

그 표정과 몸짓을 잊을 수가 없다.

 

물론 그 세 마리 건방진 원숭이들은

직원이 발견하고 새총으로 물리쳐줌.

 

원숭이....이........이....!!!!!!!!!!!!!!!

 

당신이 껀저 원숭이섬에 가지 말아야 할 10가지 이유

1. 원숭이에게 호구잡힘

2. 원숭이에게 농락당함

3. 원숭이에게 분노가 치밀어 오름

4. 원숭이랑 싸우게 됨

5. 원숭이가 너를 비웃음

6. 원숭이 트라우마 생김

7. 원숭이 때문에 씩씩거리게 됨

8. 원숭이 때려주고 싶어짐

9. 원숭이 때문에 현타옴.

10. 원숭이보다 니가 더 웃겨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