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날이었다.
교회 단톡에 올라온 영상을 본 후로 쭉 그랬다.
[모든 걸음 되시네(주님 내 길 아시네)] 라는, 찬양곡 영상이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이 영상을 보다가 문득, 영상 속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 코로나 때 만들어진 영상인가보다 하고 잠깐 생각했고, 노래 참 좋다 할 때...
https://youtu.be/w53nMo8jx5o?si=dot8bYY-0WuQXmj_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계속 비춰지자 나는 패닉에 빠졌다.
참 알 수가 없다.
직업 상 코로나 3년을 혹독하게 겪었지만, 그래도 꽤 씩씩하고 즐겁게 잘 지냈다고 자부하던 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삼 코로나 때로 보이는 그 생생한 화면을 보고 있자니
심장이 마구 떨리는 것도 모자라 감정이 계속 요동치는 것이 느껴졌다. 좀 더 생각하고 보면 호흡곤란이 올 것 같은 느낌.
갑자기...
그 시절을 잘 보냈다고 자부하고 살았지만
너무도 가혹했던 기억들을 아직도 모두 떨쳐내지는 못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돌이켜보는 그 날들은 계속해서 눈물이 차오르게 만들어서 아직도 좀 힘이 든다.
갑작스럽게 생계가 막막했었고, 이역만리 떨어진 가족과 꼬박 3년을 생이별 했어야 했고,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가 하루 종일 집에서 인터넷으로만 겨우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주변 사람들이 코로나로 사망하는 것을 보며 참 두렵기도 했던... 그 때.
한 달이면 괜찮아지겠지, 1년이면 충분했지 하며 하루하루 희망고문으로 시간을 보냈던... 그 때.
그 때도 울지 않고 잘 버텼는데.
이제 코로나가 지나가고
편안한 몸과 마음으로 별 생각없이 본 영상에서 나는 고통스러운 상처가 갑자기 훅 드러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
생각지도 못한 날, 좋은 날씨와 기분좋은 편안함이 감돌던 시간에 갑자기 벌어진 이 사건이
오늘 하루 종일 나를 맴돌고 있다.
노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