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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베트남 어드벤처

베트남 오토바이가 무질서 속의 질서라고 하는 헛소리

by 썰감 2020.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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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처음 오면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오토바이 행렬이 아닐까 싶다.

기차 건널목에 신호가 잘못 걸리기라도 하면, 4개 차선에 오토바이가 꽉 차면서 백미터는 족히 넘도록 우글우글한 오토바이떼에 갇히게 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출퇴근 시간은 헬 자체임.

오토바이를 타고 20-30센티씩 움직여야 하는 게 다반사다.

누군가는 그렇게 표현한다고 한다.

무질서 속의 질서가 있다고.

 

헛소리다.

나는 뉴질랜드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티비 속에서 양떼몰이 하는 건 많이 봤다.

아무도 그 양들이 뛰는 걸 보고 질서있다고 하진 않는다. 우르르 뛰어가면서 자빠지지 않는다고 해서 무질서 속의 질서가 있는 건 아니다.

오토바이로 가득찬 베트남의 도로는 그냥 무질서 그 자체다.

나도 참 궁금해서 어느 날은 곰곰히 생각 해봤음. 왜 이렇게 혼돈의 도가니인가?

 

 

1. 차선의 개념이 없음

차선은 그려져 있다. 하지만 중앙차선의 개념이 아주 그냥 누가 쌈싸먹은 것처럼 없다.

자동차랑 오토바이랑 같이 달리다보니, 급한 놈이 옆으로 가게 되는 구조.

맞은 편에서 오는 차들이 금 밟으면서 오는 건 기본이고, 중앙선 넘어서 추월하는 건 일상임.

혼자 중앙선 지킨다고 고고하게 다녀봤자 사고의 위험만 더 높아질 수 있음.

 

2. 베트남의 우회전은 절대 옆을 보지 않는다.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길을 가다보면 한 자리에서 아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나는 분명 직진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도 직진하고 있다.

근데 골목 골목에서 무슨 게임 퀘스트처럼 우웅~ 하고 오토바이가 치고 나옴.

처음에는 정말 식겁을 했는데,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 이따 얘기 하겠지만, 베트남 사람들의 오토바이 운전에는 직진 우선의 개념이 없다. 베트남의 기막힌 우회전 문화는 진짜 깜놀 그 자체임. 보통 우회전을 하려면 좌측에서 직진하고 있는 차를 보고 진행하는게 인간의 도리 아니냐??? 엉???

근데 베트남에선 그런 거 없음. 그냥 부웅~ 튀어나옴. 아예 고개도 안돌리고, 눈빛도 안주고 그냥 나옴.

직진하는 놈이 알아서 피해야 함.

 

3. 역주행이 뭐가 어떠냠

오토바이로 직진하면서 만나게 되는 건 골목에서 튀어 나오는 우회전 오토바이뿐이 아니다.

역주행 오토바이가 있다. 아주 그냥 시도 때도 없이 역주행 오토바이를 만나게 된다. 너무 당연해서, 그냥 가다가 자연스럽게 역주행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됨. 오토바이로 길을 건너거나 길을 지나쳤는지 다시 오거나 하는.

혼잡한 도로에서 역주행까지 마주쳐야 하는 걸로도 환장하는데 이들을 혼자가 아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길을 건너는 보행자가 있음.

알아서 잘 비켜야 함.

 

4. 오토바이 사고는 대파 아니고서야 그냥 간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끼리 혹은 오토바이든 자전거든 사람이든 뭐라도 살짝 부딪힌 느낌만 나면 즉시 세우고 확인하는데, 베트남에서는 교통사고로 인지하는 사고의 스케일이 다르다.

처음에는 실수로 앞 오토바이에 닿기라도 할까봐 엄청나게 마음을 졸였는데

살다보니 알겠더라. 그게 얼마나 쓸모없는 걱정이었는지.

하도 엉켜서 다니다보니, 오토바이가 툭 치고 가거나 뒤에서 통통 박으면

그냥 신경 안 씀.

좀 세다 싶으면 휙 뒤돌아보고 가버리는 정도?

정체가 심한 시간에는 여기저기서 통통거리는 것도 많이 보임 ㅎㅎㅎㅎ 아무도 신경 안 씀.

오토바이가 쓰러지고 망가지는 정도가 되어도, 대충 일어나 수습하고 가버림.

...

 

5. 오토바이만 있는 게 아니다.

베트남의 도로를 메우고 있는 건 오토바이와 차량만이 아니다.

철마민족은 어려서부터 자전거를 타는지, 엄청난 라이딩 실력을 가진 초딩들의 자전거부터

자전거로 된 노점도 많고 그냥 자전거도 굉장히 많이 탄다.

전기자전거도 엄청 많음.

장애인들은 페달을 손으로 앞뒤로 움직이는 자전거 같은 이동수단을 타고 다니는데, 그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음.

아주 가끔은 트라이시클도 보임.

그나마 전동킥보드는 없어서 다행이다. 아마 전동킥보드는... 안될거임. 인도의 상태가 나빠서 꼬맹이 킥보드 타기도 어려우니까. 도로로 나가면 오토바이에 바로 치일거고.

 

 

6. 교통경찰 앞에서는 장사없다

야쿠르트 아줌마 복장 비슷한 교통 공안이 단속을 하는 곳에서는 신호를 잘 지킨다...

하지만 아무도 신호 따위는 별로 상관 안하고 사는 것이 디폴트라는 게 흠.

 

쓰다보니 참 헛헛하다.

그래도 교복입고 오토바이 탄 채 하교하는 중고딩들보면 뭔가 귀여워보임.

어려서부터 저렇게 오토바이를 타서 그런가... 길에서 자빠링 하는 건 잘 못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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