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도 로스터리 카페가 꽤 많이 생기는 중이지만, 대개 로부스타를 볶아요.
베트남 커피가 로부스타 원두로 만들기 때문에, 아라비카 원두의 비율은 잘 해봤자 10-20% 정도. 우리나라에서는 거꾸로의 비율을 쓰는 걸 생각하면 맛 차이가 꽤 날 거라고 생각이 들 거예요. 맞아요. 차이가 꽤 나요.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구글 폭풍검색을 한 끝에 찾아낸 곳은 바로
보스가우루스 Bosgaurus Coffee Roasters 입니다. 호치민 2군 옆 빈탄에 위치하고 있어요.
사이공펄 단지를 통과해서 쭉 들어가면 강가에 바로 위치하고 있는 보스가우루스가 보입니다.
호치민 빈탄인데, 베트남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갑자기 생깁니다.
앞에는 사이공강이 흐르고 있는데, 풍경도 예뻐요.
보스가우루스 카페 안에 들어가니, 화이트톤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번잡함이 하나도 없어요...
베트남 카페에서 번잡함이 없다니, 믿겨지지 않지만 정말 조용합니다.
문을 열자마자 훅 느껴지는 커피향과 조용함이라니.
공간여유도 많아서 편안한 느낌이 참 좋았어요.
아직 커피 주문도 하지 않았는데, 테이블에 앉아 밖으로 보이는 초록빛 나무들 그리고 내리쬐는 햇살만으로 행복해졌습니다. 왜 유명한지 알 것 같아요.
직원이 메뉴판을 들고 왔습니다.
베트남스럽지 않은 보스가우루스. 커피값도 베트남스럽지 않아요.
하지만 매장 가득한 커피향은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의 아메리카노라니!
맛보지 않을 수가 없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시그니처 까페 쓰어다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이건 꼬맹이를 위한 과일주스예요. 자몽과 멜론, 당근 등을 섞은 건데 이 날 당근이 다 떨어졌다고 해서 당근을 뺀 작품입니다. 꼬맹이가 맛있다고 잘 먹더군요.
기대했던 커피도 나왔습니다
우선 시그니처 까페 쓰어다.
커피를 에스프레소로 할 건지, 핀 커피로 할 건지, 보틀로 할 건지를 결정할 수 있는데
저는 에스프레소를 선택했더니 이렇게 나왔어요.
에스프레소 샷을 허리에 두르고 온 까페 쓰어다. 우리가 모두 아는 베트남 커피. 고소하고 달콤한 맛.
보스가우루스에서 마시는 카페 쓰어다는 커피향이 얼마나 좋은지 단숨에 마시게 되는 마성의 까페 쓰어다예요.
근데 이 커피... 스트롱입니다. ㅎㅎㅎ 그리고 빨대는 녹말빨대 ㅋ
스타벅스의 참을 수 없는 종이빨대와는 비교할 수 없죠. 적어도 커피맛에 방해를 주지 않아요.
하지만 오래 담궈놓으면 흐물거려요.
대망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 사진은 마시다 말고 찍은 게 아니라 원래 이렇게 나온 거예요. 컵에 절반 정도만 차 있어요.
한 모금 마셨는데...
세상에
정말
맛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의 향이 그대로 살아 있어요.
한 모금씩 마실 때마다 풍성한 향이 느껴집니다.
너무 맛있었어요.
얼음이 좀 녹았지만, 빛깔만 봐도 그 맛있는 커피가 느껴지는 듯 해요.
조용하고 한적한 카페 분위기와 멋진 뷰 그리고 맛있는 커피까지 완벽하지만
아주 조금 완벽하지 않은 점도 있어요.
물컵에서 나는 비린내는...
컵에서 금붕어 키우는 듯한 느낌입니다. ㅠㅠ
가벼운 식사도 할 수 있는 보스가우루스. 빵종류도 사진들이 보이길래, 가면 크로와상 시켜먹어야지 했는데 막상 키친에 보이는 크로아상과 와플 보관된 것을 보니 베이커리 카페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어서 시키지 않았어요.
커피만으로도 만족스럽긴 하니까요.
가만히 앉아서 커피만 마셔도 행복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갑니다.
강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는 배를 세 척쯤 보고나니 아, 일어나야지 싶을 정도로요.
베트남에서 베트남 커피에 질린 분들이나, 베트남에서 싱글 오리진 원두향이 그리운 분들은 보스가우루스 꼭 가보세요.
Bosgaurus Coffee Roasters
1D5, 92, Villa, Đ. Nguyễn Hữu Cảnh, Saigon Pearl, Bình Thạnh, Thành phố Hồ Chí Minh 7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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