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에 살면서 집구하기는 좀 짜증나는 일이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풀퍼니처 아파트는 당연히 월세가 비싸지만 살기가 좋다.
그리고 현지인들이 사는 로컬아파트는 당연히 그 반대 ㅋㅋㅋ
코로나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아까운 돈인 월세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한 끝에 로컬 아파트의 깨끗하고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해서 바로 입주 했는데
이사 다음 날 아침, 둥근 해와 함께 보이는 뷰는
두둥~
묘지뷰 되시겠슴다...
나이스뷰?
아파트와 학교가 몰려 있는 주거단지에서 묘지뷰 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베트남은 묘지를 쓸 때 집 가까운 곳을 선호한다고 함.
공동묘지도 무척 많다. 대형몰이나 마트 주변에서도 잘 보이는 공동묘지들.
그렇지만 우리나라처럼 봉분을 쓰는 게 아니라서 뭔가 느낌은 다르다.
베트남 묘지는 알록달록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LED전등으로 장식한 묘도 많다. 각 묘에는 작은 지붕도 만들어져 있는데, 그 안에 커다란 사진으로 장식된 것도 많음.
장례식도 아직까지 집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길을 누비면, 드물지 않게 상가집이 보인다.
우리나라 전통장례같이 하얀 옷을 입고 머리에 흰 띠를 두른 모습들. 집 바로 앞 거리까지 테이블을 내놓고 손님을 맞는다. 꽃으로 장식된 제단은 영정사진이 있는데, 국화로만 장식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LED 전당으로 알록달록 막 동그라미가 퍼지는 모습으로 장식되는 곳도 있다. 영정사진에서 후광이 비침.
그리고 스피커를 통해 동네방네 울리는 음악과 노래.... ㄷㄷㄷㄷ
처음에는 묘지를 볼 때 뭔가 기분이 좀 이상했는데
이제는 적응이 되었는지 별 감흥이 없다. 무섭지도 않고.
어차피 귀신을 만나도 말이 안통해서일까.
시골에 가면 논 한가운데 묘지도 쉽게 보인다.
심지어 단독주택 마당에 놓인 묘지도 봤음.
우리집 마당에 있는 것도 아니고, 뷰 정도면 뭐. 양반인거지 ㅋㅋㅋㅋㅋㅋ
베트남 생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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