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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베트남 어드벤처

베트남 호치민 코로나 격리시설(안장) 일기 9일차

by 썰감 202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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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차의 일기를 쓸 시간도 없이, 어제는 7시 반부터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진짜 어이없게 이른 잠이 들었음.

피로감이 계속된다.

낮에도 더위에 지쳐 잠이 들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직 열흘도 안됐다니...

체력이 소진되는 게 느껴짐.

꼬맹이도 눈에 다크써클이 생겨서 어르고 달래 낮잠을 재웠다. 한시간 넘게 푹 자고 일어나더니 확실히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하루종일 덥다.

자고 일어나면 좀 시원한데도 끈끈하고, 저녁이 되어도 선풍기가 필요하다.

에어컨은 인간이 발명한 최고의 물건이라고 했다던 리콴유 센세... 당신이 옳아요.

에어컨 바람이 정말 그립다.

싱가포르 살 때도 샤워는 따뜻한 물에 했었는데, 여긴 한낮에 달궈진 수돗물은 뜨거워서 못하고 무조건 찬물을 바가지로 끼얹어야 한다. 그나마도 돌아서면 땀이 흐름ㅋㅋ

최근 며칠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툭하면 단수가 됨.

...

낮에는 화장실 밖으로 나와 공용 다라이에서 물을 퍼담고 들고가야하고ㅜㅜ

저녁에는 씻고 싶어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쓰는 시간이 비슷하니 그런가보다.

 

 

새벽에는 콸콸 잘나온다. 덕분에 하루 첫 샤워는 새벽 6시경이다.

내가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인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쓰다보니 내 피로감의 원인이 보이는군. 일주일가량 수면부족에 시달렸으니...

둘쨋날 밤에는 첫째날의 모기 테러가 극도의 공포심을 불러 일으켰는지 생전처음 자다가 환영도 보았다.

슬쩍 잠이 깼는데, 모기장 밖으로 수백마리의 모기가 새카맣게 몰려 있는 것을 보았다. 처음엔 진짜인줄 알고 심장이 철렁했는데, 덕분에 정신이 확 들면서 신기루처럼 흩어져서 없어져버림.

아까 낮잠자던 ein의 종아리에만 8군데 넘게 난 물린자국을 봤더니 속이 좀 많이 상했다.

derek도 아토피가 심해지고 있다.

서울의 엄마는 마스크 줄을 백명도 넘게 선다고 하셨는데, 이래저래 마음이 아프다.

주가도 폭락장이고.

46명째 확진자가 나온 베트남에는 혐한이 심해진다고 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베트남 호치민 코로나

2020년 3월 13일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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