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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베트남 어드벤처

베트남 호치민 코로나 격리시설(안장) 일기 7일차

by 썰감 2021.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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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아침 방호복으로 무장하고 체온을 재는 사람이 있다. 이 분이 뜨면 모두들 공손하게 이마를 가져다 댄다.

권총같이 생긴 비접촉 체온계로 이마체온을 측정하기 때문에 뭔가 처형 퍼포먼스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기분이 아주 묘함ㅋㅋ

나는 이 분이 의무병인줄 알았는데, 군의관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박씨 박씨 불러서 왜 박씨라고 하지 했는데, 베트남어로 박씨가 의사란다.

박사라는 한자로 박씨라고 하는건가. 여튼 그 분은 박씨고, 박씨는 아니다.ㅎㅎ

그런데 오늘 Ein을 씻기려고 옷을 벗겼더니 배에 좁쌀만한 것이 나서 곪아 있었다.

박씨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다.

첫번째 난관은 박씨와 내가 서로 하고싶은 말만 하는데 있다.

건너방의 베트남인 소년(?)이 떠올랐다.

늘 방호복님이 올 때마다 슬그머니 옆에 서서 통역을 해줘서 기간병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우리와 똑같이 격리된 친구였다.

한국말을 능숙하게 하는 것도 아니면서

도와주기 위해 말없이 주변에 서 있는 그 친구가 늘 고마웠는데, 오늘은 내가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다.

군의관이 곧 왔다.

아이의 배를 보여주니 고개를 끄덕이고 갔고, 약이 도착했다.

 

 

프로메타진 연고.

열심히 바르니 좀 차도가 있다.

오후에는 어제 Ein에게 우유를 사준 베트남 언니들한테 찾아가 신라면컵으로 답례했다.

괜찮다며 손사레치는 언니들도 우리도 마음이 느껴진다. 기분이 썩 좋다.

밤에는 어제보다 둥근 달이 환하게 떴다.

리디북스로 독서삼매경이던 Ein과 달을 보며 걸었다.

별도 총총히 떠 있는 하늘이 예쁘다.

들끓는 모기 때문에 밤에 모기향을 켜면, 캠프 파이어라며 모기향 앞에 둘러앉는다. 내가 노래 부르면 꼬맹이는 기타치는 시늉을 한다.

오늘은 야외에서 별을 보며 캠프 파이어를 했다.

기타소리는 안나도 웃음소리가 크다.

 

 

사진으론 잘 안보이네...

맘 속에 담아놔야지.

 

베트남 호치민 코로나

2020년 3월 11일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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