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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베트남 어드벤처

베트남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16호)의 명암 - 사회적 병폐로 변질

by 썰감 2021.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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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코로나가 계속 나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9월 15일까지 초강력 사회적 거리두기 (16호 지시령)가 지속될 예정이다. 처음 결의안이 발의되었다고 했을 때 내가 알아봤다. 공산국가에서 결의안 발의했으면 뭐 그냥 진행되는거다. 결국 그렇게 됐고.

7, 8, 9월... 자그마치 3개월인데

베트남은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 아닌, 사회적 병폐 프로그램을 돌리는 중인거다. 정말 먹고사는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15호 지시령에서도 힘들었는데, 가택연금 수준의 16호 지시령은 사람을 미치고 환장하게 만든다.

 

드디어,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고 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인 16호 지시령은 마트에서 장 보는 것도 규제한다. 일주일에 두 번.

갈 때마다 식료품값이 오르고 있다. 한 덩이 천원 하던 수박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계란값도 슬금슬금 오르는 추세.

하루가 멀다하고 세일하던 공산품은 이제 세일따위 하지 않는다.

직장이 멈추거나 재택근무로 돌아서면서 반 백수가 된 사람들이 한 두명이 아닌데, 물가는 이렇게 무섭게 오른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베트남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닌, 사회적 병폐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두려움이 밀려온다.

 

 

우울한 사람들, 코로나 블루는 여기도 있다.

베트남에서 열심히 일하고 살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거나 정지 상태다.

그냥 공산당의 지시 하나에 그렇게 되어 버렸다. 물론,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는 골목을 생각하면 그 많던 노점상과 가게를 하던 베트남 현지인들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겠지. 다들 그냥 어쩔 수 없으니 따르는 수 밖에.

일을 재개할 수 있을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어른들은 한달 여 전부터 슬슬 우울해하고 있다.

기다려봐야지, 곧 나아질거야 하던 희망섞인 이야기들은 사라졌다. 코로나 블루가 베트남도 예외가 아니다.

이 위기가 나아져도 마음 속에 각인된 두려움과 우울함들이 나아지려면 꽤 긴 시간을 지내야 할 것이다.

 

코로나 시대의 아이들, 불쌍하다는 말 밖에

코로나 시국에 태어난 아이들은 말이 늦다고 한다. 마스크를 쓰고 단체생활을 하니, 표정을 관찰할 수 없어 사회성을 기르기 어렵고 놀이도 개별놀이만 시키는 중이니까. 말은 대화로 늘어가는건데 그게 어려우니 말도 늦어지는 건 당연한거고.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아직 학기를 시작도 못했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온라인 수업은 가혹하기만 하다. 온종일 게임과 넷플릭스, 유튜브가 전부가 된다. 책을 읽히고 싶어도 도서관을 갈 수도 없고 서점도 닫았으니 방법이 없다. 뛰어놀아야 하는 아이들은 통행금지와 외출금지령으로 집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매일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배워야 하는 아이들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에서의 생활을 이어가는거다. 안쓰럽고 마음 아프다.

 

 

베트남 사회적 거리두기의 유일한 장점 - 맑은 하늘

하늘이 맑다.

호치민에서 이렇게 파란 하늘이라니. 당황스러울 정도로 요즘은 하늘이 맑다. 매일 걸레질을 해도 매일 새카맣게 닦여 나오던 먼지도 거의 없다. 하늘만 보면 여기가 캘리포니아인지 베트남 호치민인지 모르겠다. 달랏인가...

근데 감옥처럼 집에 갇혀 있으니, 하늘이 무슨 소용이지.

 

 

창 밖으로만 볼 수 있는 하늘이 아쉽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파란 하늘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여행가는 대신

집에서 매일 창 밖만 쳐다보고 있는거다.

그리고 다음 달까지 그렇게 해야 하는거다.

 

생존은 참 고단하다.

 

베트남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16호)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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